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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DVD 소개/책이야기

세상에 없는 나만의 서재 공모전 당선작_장려상(1)

by 원주학술정보원 2016. 12. 16.

세상에 없는 나만의 서재 공모전

 

장려상 / 류경민(인문과학부)

 

서재주제 : 내가 행복해지는 영화!

▶ 기획의도

  평소에 다른 매체들보다 영화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판타지 영화를 가장 좋아한다. 평생 경험해보지 못할 일들을 스크린 속에서는 자유자재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Fantasy’라고 규정된 영화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진지한 인생이야기를 담아도 진부해보이고 지루한 영화가 있는가 하면 가벼운 코미디, 일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도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영화가 있었다. 나는 <세상에 없는 나만의 서재> 공모전에서 내가 보고 이 영화는 최고다.’라고 느꼈던 영화를 소개하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 행복감을 남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그로 인해 (나에게) 좋은 영화가 더 많이 알려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 선정영화

 

 영 화 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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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독

 팀 버튼

 영화소개

 

1950년에 나온 디즈니사 애니메이션, 2010년에 나온 역시 디즈니사 실사판 그리고 2016년에 개봉된 두 번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 총 세 가지의 앨리스 이야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다. 내용은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테니 넘어가고, 왜 내가 이 영화들을 사랑하는지, 왜 추천하는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나는 원래 동화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런 동화를 진심으로 믿을 수 있던 동심은 지나갔지만 그 향수를 다시 느끼는 것도 좋아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동화인 동시에 판타지 영화이다. 누구나 상상해 볼법한 그런 모든 요소가 갖춰진 상상의 나라 네버랜드가 펼쳐지는 영화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편 감독을 맡은 팀 버튼은 화려한 영상미로 유명한데, 이 영화역시 실사판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판타지스러운 나라를 구축해놓았다. 마치 비밀의 숲 텔레비전시아처럼 상상하면 다 이루어지는 그런 이상한 나라인 것이다.

나는 세 편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적 요소가 황홀감을 준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인 앨리스는 고리타분한 책이 아닌 그림이 가득한 책을 좋아했고 '멋진 사람들은 다 미쳤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믿었으며 자신이 상상하는 것이 실현되는 꿈을 꾸곤 했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일들이 내 머릿속에서 상상으로 발현되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신비한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판타지적 요소를 직접 체감하는 데에서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사실 이런 일이 내가 살아가는 차원과 정 반대의 차원에서는 가능한 일인지 누가 알겠는가? 상상력으로 손해 보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상상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순간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감상할 때였기에 이 영화를 최고로 꼽는다. 그리고 혹시나 판타지를 너무 허무맹랑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가끔은 용을 타고 꽃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 영화를 추천한다.

 

 영 화 명

 어셉티드(Accepted)

 

 감     독

 스티브 핑크

 영화소개

  잘 하는 것이라곤 '말빨' 밖에 없던 고교 졸업반 바틀비는 지원한 8개 대학에 모두 불합격한다. 그 소식을 부모님께 알리지 못한 바틀비는 '대학은 무조건 가야한다.' 는 부모님의 채근에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가짜 대학을 설립한다. 명문대생 친구에게 부탁해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총장과 대화하고 싶다는 아버지의 요청에 가짜 총장을 초청한다. 그런데 장난 식으로 만든 홈페이지를 통해 수백 명의 학생들이 등록금을 들고 학교를 찾아온다. 그들을 돌려보낼 수 없었던 바틀비는 '학생은 곧 교수'라는 말도 안 되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학 운영을 시작한다.

보편적인 대학의 커리큘럼을 따르기 보다는 학생들의 수요가 있는 창의적인 교과를 선정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하루하루 수업을 해나가던 '가짜 대학'은 인근 진짜 명문대생의 질투로 인해 고발당한다. 바틀비가 새운 가짜 대학의 자질을 판단하고자 시작된 재판 과정에서 바틀비는 이렇게 말한다.

"저희는 오늘 여러분의 인정을 받으러 왔지만 전 방금 깨달았습니다. 그따위는 아무관심 없어요. 당신들의 인정이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우리가 한 것이 대단한 일이었다는 건 당신들의 인정 없이도 이미 알아요. 이 세상에 진실이란 건 정말 드물지만 한번 보면 바로 알아봅니다. 정말로 배우는 데는 선생이나 교실이나 화려한 정통 따위나 돈도 필요 없거든요 필요한 건 오로지 자신을 개선하고자하는 사람들뿐입니다. 저 옆에 있는 사람이야 말로 범죄자입니다. 학생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빼앗은 진짜 범죄자 말이죠."

또한 "미스터 게인스(바틀비) 당신의 학교에 정식 교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모든 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틀비의 대학은 학생이 곧 교수였다. 물론 처음엔 교수를 선임할 돈도 없고 의지도 없어서 생긴 교칙이었지만 학교를 운영해가면서 그것이 학생들의 가능성을 최대로 키워줄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미술이나 만화를 배우지 않은 내가 지금 당장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없겠지만, 내게는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교육의 목적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가 경쟁심과 열등감으로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과 협동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학생이 배움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면 엄청나게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서 배우고 싶은 일을 진정으로 배울 수 있는 여건 형성은 매우 힘들다. '하고 싶은 일'을 배우려고 과를 정해 대학을 가지만 결국엔 취업을 위한 발판이 되고 만다. 영화 Accepted는 학생들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함으로써 그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때 더 효과적이고 행복한 삶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이 영화를 수능을 치른 직후에 보았는데, 아직 대학을 경험해보지 못 한 시기였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공부, 원하는 방향을 추구하는 힘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었고 후에 사소한 결정과 목표 설정에 있어서 나의 '행복' 지수를 가장 우선시하며 내가 가진 가능성을 믿고 따라갈 수 있었다.

 

영 화 명

 미 비포 유(Me befo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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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테아 샤록

영화소개

  <Me before you>는 동명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데, 뜻은 당신을 만나기 이전의 나이다. 6년 동안 일하던 직장에서 실직당하면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 루이자는 젊고 유망하던 억만장자 전신마비 환자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 된다. 원체 엉뚱하고 발랄하던 루이자는 매일 매일을 톡톡 튀는 옷과 수다스러운 말들로 까칠한 환자 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루이자는 윌이 사고 전 세상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6개월간의 유예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트레이너 부부의 간곡한 부탁, 그리고 어느 덧 진심으로 그를 대하고 있던 루이자는 윌이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돌리길 바랐다. 그래서 윌의 전 여자 친구의 결혼식에도 함께 참석하여 춤을 추고, 빨간 드레스를 입고 콘서트도 보러간다. 그러나 이전의 삶을 너무나 사랑했던 윌은 현재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윌의 죽음 후 그는 루이자에게 패션 공부를 위한 자금을 남기고 루이자는 온전히 자신을 위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존엄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로맨틱 코미디로 이해하기 쉽지만 가볍지는 않게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내가 죽음의 가치를 제대로 생각하지 못 한 탓인지 존엄사보다는 다른 주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봤던 것 같다. 바로 윌이 사랑한 그의 이전 삶에 말이다. 그는 남부러울 것 없는 '다이아몬드 수저'로 태어났다. 최고급 환경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젊은 사업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중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다. 그야말로, 최고의 삶에서 최악의 삶으로 강등당한 것이다. 그리고 루이자를 만났다. 초긍정주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가진 예쁜 아가씨를. 사실 윌에게 남은 6개월은 가장 고통스러운 동시에 가장 행복했을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살았던 2년 전의 행복과는 또 다른 행복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Me before you'를 통해 인간이 자신의 삶에 바람을 가지는 것에도 행복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흔히 알 수 없는 인생,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다, 등의 상투적인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이럴 말을 할 때마다 어떤 사람들은 금전이 가진 효과나 학벌 등이 주는 편의 등을 언급하며 삶은 결코 입맛대로 살 수 없음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윌은 억만장자에 잘생긴 사업가였지만 사고를 당해서 전신마비 환자가 되었다. 여기까지의 일을 과연 엄청난 부자인 윌이 알고 있었을까? 결국엔 루이자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스스로 택한 길에 후회 없이 가게 될 것이란 걸 그는 알고 있었을까? 몰랐을 것이다. 루이자가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도 그의 결정을 존중한 것도 그에게 주어져 있던 환경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윌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 비록 그 선택이 죽음이었지만 윌은 행복하게 맞이했다. '대담하게 살아요. 클라크. 끝까지 밀어붙여요. 안주하지 말아요. -사랑을 담아서, ' 윌이 주고, 루이자에게 쓴 편지에 있던 말이다. 현실에 충실하되 더 나은 삶을 위해 살아갈 것.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을 것. 루이자 이전의 윌이 루이자 이후의 윌이 되어 루이자의 행복을 위해 담은 진심 어린 고백이었다.

 

 영 화 명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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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독

 피트 닥터

 영화소개

  '진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라는 문구를 내건 영화로 당시 애니메이션계는 물론 심리학계 등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미네소타에 사는 하키를 좋아하는 소녀 라일리. 그녀의 머릿속에는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까칠이가 살고 있다. 이들은 라일리를 최고로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 있으며 기쁨이가 주도권을 잡아 라일리의 감정을 거의 책임진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자꾸 슬픔이가 라일리의 행복을 망친다는 생각을 한 기쁨이는 슬픔이를 슬픔의 원안에 있으라고 말하기도 한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온 라일리는 Headquarter 속 감정들이 서로 얽히는 바람에 혼란스럽게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했다. 결국 슬픔이는 Core memory를 건드려 라일리의 감정체제를 무너뜨리고 기쁨이와 슬픔이는 Headquarter에서 이탈하게 된다. Headquarter에 기쁨이와 슬픔이가 없어졌기 때문에 라일리는 발랄하던 소녀가 아닌 까칠하고 매사에 부정적인 아이가 되고 만다. 그런 라일리를 되돌리기 위해서 다시 올라가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에 기쁨이는 슬픔이의 필요성에 대해 깨닫게 되고 여러 감정의 융합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난 이 영화를 개봉하고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봤다. 고로, 인사이드아웃의 명성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들었던 탓인지 영화를 보게 될 즈음에는 그 대단함을 의심하고 있을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직접 영화를 본 다음에는 그런 감정이 싹 사라졌다. 마치 내 머릿속에 있는 감정들이 나에게 '놀라움'이라는 기분을 심어 준 것처럼 이 영화는 나에게 놀라움 그 자체였다. 처음 라일리의 생애를 보여주고 감정들의 역할을 보여줄 때부터 그들이 얼마나 라일리를 사랑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고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그들의 의지에 감동받았다. “슬픔은 일생의 문제에 너무 얽매이지 kdsgrh 진정하도록 도와줘라는 슬픔이의 말처럼 슬픔이 불행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진짜 나'를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우 단순하기 때문이다. 매순간의 감정에 충실할 것. 자신의 감정에 여과 없이 빠져들어 느낄 수 있다는 건 인간이 가진 최고의 행복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했다. ‘잊혀짐의 늪에서 빙봉이 말했듯 라일리를 달나라로 데려다줄 어릴 적 상상 친구는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그때의 행복을 함께 즐겼던 감정을 기억한다면 달나라 혹은 그 이상까지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영 화 명

 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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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독

 이병헌

 영화소개

 영화 '스물'에는 정말 갓 스무 살이 된 남자아이(?) 세 명이 나온다. 부자 집 아들이고 인기도 많지만 삶의 목표도, 생각도 없이 무념무상으로 살아가는 치호. 셋 중에 유일하게 대학생인 공부만 잘하는 숙맥 경재. 만화가가 꿈이지만 집안이 부도로 폭삭 망해서 직접 벌어다가 재수를 하고 있는 프로생활러 동우. 셋은 고등학생 때 '소민'이라는 여학생을 동시에 좋아하면서 친해진다. 그런데 싸우거나 사이가 멀어진 게 아니고 가위 바위 보에서 이긴 치호가 소민 이와 사귀게 된다. 이 영화가 그리 무겁지 않다는 증거가 여기서부터 드러난다. 셋은 스무 살이 되어 많은 일을 겪는다. 유부남이 애인인 선배를 짝사랑하기도 하고, 친구 여동생한테 고백을 받기도 하고, 아르바이트하러 갔다가 꿈을 찾기도 하고, 집안 환경 때문에 꿈을 접고 일을 하러 나가기도 한다.

'스물'은 정말 말 그대로 20살 청년들을 보여준다. 그들이 가진 미래에 대한 걱정, 취업, 녹록치 않은 연애사정을 고뇌하며 다루는 것이 아니다. 무리하며 교훈을 전달하려 하기 보다는 그들의 고민을 같은 눈높이에서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해소가 안 되면 어떤가? 아직 20살인데! 청춘들의 아픈 이야기를 기대한 사람들이라면 좀 실망스러운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제 스무 살을 지내고 스물한 살이 되는 나에게는 셋의 황당한 일화도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였을 뿐이다. 고등학교에서 벗어서 더 큰 사회로 나오니 세상에는 말도 안 되는 얘기보다 그 말도 안 되는 얘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일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20살의 참신함, 똥꼬발랄함(이 단어가 정말 딱 맞다.), 애잔함을 모두 담고 있는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어정쩡한 '깊이'보다는 영화 자체를 이해하고 등장인물들의 에너지 넘치는 삶에 공감대를 형성하여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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